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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17.01.16 신용목. 그것을 후회하기 위하여.
말을 위한 기도2017. 1. 16. 15:54

 

 

나는 후회가 많은 사람이지만

아침마다 눈을 뜬다, 가장 분명한 당위는

살아 있다는 것

그것을 후회하기 위하여

 

나무들은 침묵으로 자신을 견딘다,

 

눈부신 높이의 부르튼 침묵 속에서

 

아무도

운명에 의견을 제출한 적 없다 - 내가 사는 곳에는 네 이름을 대신하는 기둥들이

푸른 지붕을 올리고,

 

흔들리는 창문으로 흔들리다 물든 창문으로 물들다가 떨어지는 창문으로

떨어지는 잎들이

 

깨지는 창문으로

어른거리는 땅 속에 녹슨 유적처럼 환하게 박혀들 때,

 

엘리베이터는 자주 중세를 지나간다, 지하 1층에서 발굴되는 것들 - 아름다운 창문을 닫고

툭, 꺼지는 조명처럼

 

나의 절망은 고대에 묻혀 있다

지하 2층

 

아무도 파보지 않는 깊이에

 

내가 사는 곳에는 새들의 지저귐이나 골목 어귀에서 나 대신 머리를 감싸 쥐고 쭈그려 앉은

젊은 남자

 

네가 보고 싶어서,

나는 4층에 산다 30억 년쯤 뒤의 지층에

 

나무는 깨진 그림자를 땅 속에 박아놓았다 - 뿌옇게 번지는 빛의 뿌리를

 

나는 후회가 많은 사람이지만 날마다 멀리 고층 아파트 불빛을 바라본다

우리의 미래가 닿을 수 없는 시간을

 

 

<그것을 후회하기 위하여, 신용목>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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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winter_story